‘아라마루’에 대한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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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마루’에 대한 불편한 진실
  • 이재금 기자
  • 승인 2021.07.0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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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에서 생긴 의문을 풀다.

[경남에나뉴스 | 이재금 기자] ‘아라마루’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으로 ‘바다와 하늘’이라는 답을 들었다.

이재금 기자
이재금 기자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아라뱃길’, ‘아라파니’, ‘아라가야’,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아라’라는 말을 접두어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 때 ‘아라’라는 말의 뜻이 궁금해 백방은 아니지만 시간이 나는데로 그 뜻을 알아보려고 애쓴 적이 있다.

어릴적 라디오에서 들었던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를 연상해보기도 하면서 ‘고아라’, ‘아지’, 등의 단어를 떠올리며, 작고 귀엽다는 의미와는 또 어떻게 다를까도 생각해보며,

‘아라파니’는 김승진 선장이 세계 일주를 한 요트의 이름이다.

김 선장의 말에 따르면 “바다의 우리말인 '아라', 꿈틀꿈틀 느릿느릿 기어가는 달팽이의 옛 이름 '달파니'의 ‘파니’와 합해서 된‘ '아라파니’는 합성어인 '바다 달팽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아라’의 뜻은 ‘바다’로 해석하고 있다. 그럼 ‘아라뱃길’은 ‘바다뱃길?’이라고 해야하나 아님 한강에 있는 뱃길이니 ‘바다로 가는 뱃길’이라고 해야 하나 아리송하다.

사천에서 창원을 오가며 고속도로 옆에 있는 광고판에 함안군의 ‘아라가야문화제’라고 새긴 글을 보고 함안군에 전화를 걸어 혹시 ‘아라’라는 글의 뜻을 아는 분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문화관광과에 근무하는 어느 분이 잘 안다며 전화를 연결시켜 줘 들은 설명으로 “어느 문헌에 있는 것으로 보아 ‘아라’는 ‘강’이라는 것으로 해석함이 맞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검색에서 제주도에 ‘아라중학교’가 있어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에게 그 뜻을 물어보았더니 정확한 뜻은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던 차에 김정민 박사의 몽골 이야기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가 있었다. 필자는 그 설이 ‘맞다’고 본다.

‘마루’는 ‘높다’, 또는 ‘머리’라는 등의 뜻으로 사용되며, ‘아라’는 ‘아래’, ‘낮다’라는 뜻으로 몽골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마루’에 ‘치’를 붙이면 그 사람의 직업을 나타내는 접미어로 그 직업이 ‘두뇌’를 쓰는 직업, 즉 ‘지도자’, ‘상관’이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말에 ‘벼슬아치’라는 말이 남아 있다.

‘마루’가 ‘높다’라는 뜻으로 아직 남아 있는 ‘산마루’가 있으며, ‘아라’가 ‘낮다’, ‘아래’라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육 가야 중, ‘금관가야’의 부족국가로 함안지역의 ‘아라가야’가 그렇지 않나 싶다.

‘마루치’는 높은 사람, 즉 상관으로 보면 될 것이고, ‘아라치’는 아랫사람, ‘마루치와 아라치’는 ‘상관과 부하’로 해석해도 될 것이다.

그 예로 청나라 여진족의 ‘누루하치’와 ‘다루가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이 몽골어인지 한국어인지는 분분하다고 생각된다. 한자 문화권에 싸이면서 우리말의 그 어원들이 너무도 많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한국어 말살은 일본이 아닌 조선일지도에 한 표를 보낸다.

까마귀의 옛말 ‘케레이’가 어떤 음훈의 변화를 거쳐서 ‘겨레’가 됐는지는 몰라도 우리의 말의 어원을 반도 중심의 우물 안, 근시안적인 사관에서 벗어나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포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한겨레와 몽골은 형제의 나라라고 할 만큼 가깝게 지냈다니 쓰는 말도 그 옛날에는 비슷했으리라 본다.

‘마루’는 ‘머리’, ‘높다’라고 보면 하늘이 높으니 ‘하늘’이라고 해도 괜찮을까? 그리고 ‘아라’는 ‘낮다’, ‘아래’라는 뜻으로 사용되니 바다는 아래이고 낮으니 ‘바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는지?

까마귀를 길조라고 믿다가 시대가 바뀌어 조선으로 들어와 ‘흉조’가 되고 까치가 ‘길조’로 됐으니 우리말도 오락가락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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