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노포토닉 3D프린팅 기술’ 연구 개발자 KERI 표재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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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노포토닉 3D프린팅 기술’ 연구 개발자 KERI 표재연 박사
  • 이도균 기자
  • 승인 2020.08.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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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프린터 이용 나노미터급 화소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제조 기술 세계 최초 개발

[경남에나뉴스 | 이도균 기자]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 원장 최규하) 나노융합연구센터 표재연·설승권 박사팀이 3D프린터를 이용해 나노미터급 화소를 갖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제조할 수 있는 ‘나노포토닉 3D프린팅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연구센터 표재연 박사 @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연구센터 표재연 박사 @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이에 ‘나노포토닉 3D프린팅 기술’ 개발에 성공한 나노융합연구센터 표재연 박사와 연구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연구한 기술은 어떤 기술인가?
3D프린팅 기술은 흔히 시제품 제작, 공정단순화 등을 목적으로 3차원 형상을 인쇄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KERI에서는 이를 넘어 인쇄된 구조물이 단순 형상뿐만 아니라 특수한 기능을 갖도록 하는 스마트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해오고 있었다. 전자회로, 전기도금 등 최근 5년간 전기·전자기술 다방면에서 한국의 첨단 3D프린팅 기술을 주도해왔다. 이번 기술은 전기통전을 넘어서, 새로운 응용분야인 디스플레이를 응용 대상으로 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나노미터급 초정밀 화소를 제작하는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해 디스플레이 응용에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시초가 될 만한 기술이다.

어떤 계기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3D프린팅을 이용한 광소자 연구는 박사학위 과정부터 꾸준히 연구해오던 분야다. 2017년부터 KERI에 자리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디스플레이 분야로 응용 연구를 시작했다. 이는 국내유일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ERI의 미션에 부합하는 연구 분야로 첨단 전기·전자기기인 디스플레이가 미래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성과가 기존 기술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기술적으로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퀀텀닷(Quantum dot, 양자점)이란 빛이나 전기 자극을 받으면 다양한 색상의 빛을 발생시킬 수 있는 나노입자를 말한다. 퀀텀닷은 색 순도와 안정성이 높아서 디스플레이용 발광재료로 활발히 연구돼 왔다. 최근 들어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TV, 모니터 등 첨단 기기에서 퀀텀닷을 활용한 패널 기술들이 속속 상용화되고 있다. 기존의 디스플레이 제조공법에서는 퀀텀닷을 얇게 도포하는 방식으로 화소를 제작했다. 이때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화소의 면적을 줄이게 되면, 발생하는 빛의 밝기가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화소를 얇은 막이 아닌 3차원 기둥 구조로 제작하게 되면 높은 해상도에서도 필요한 광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독자적인 3D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폭 620나노미터 수준의 화소를 1만 나노미터 높이로 제작해 빛의 밝기가 얇은 막 대비 2배 이상 향상됨을 보일 수 있었다.

이번 연구성과가 가지는 의의는?
세계 최초로 나노미터급 화소를 3차원 구조로 제작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들로는 나노미터급으로 작은 화소를 3차원 구조로 제작할 수 없었다. 특히 3D프린팅 방식이기 때문에 폴리이미드, PET 등 유연기판에 화소를 제작해 웨어러블ㆍ롤러블 장치에도 응용이 가능한 첨단 기술이다. 3D프린팅 기술을 디스플레이 산업에 적용한 상용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며, 확보된 원천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조기 상용화 및 국가경쟁력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KERI의 기술은 3D프린팅 소재부터 원천기술 및 장비까지 ‘통합 솔루션’을 개발한 완전한 기술독립의 실현이라는 점이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해당 기술이 우리 삶의 어떤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나?
이번에 개발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기술의 화소밀도(5600PPI)는, 현재까지 출시된 최고사양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보다 7배가량 높다. 아주 높은 해상도는 VR, AR 등 첨단기기에서의 멀미 현상을 줄여줄 수 있고, micro projector 등에 활용돼 초고해상도 빔프로젝터로 출시될 수 있다. 또한, 위조방지 기술에 활용되면 복사가 불가능한 3차원 구조의 초고해상도 암호패턴도 될 수 있다. 논문을 통해 시현된 해상도는 5600PPI 이지만, 화소 간 인쇄 간격을 더욱 줄이면 1만 2000PPI 까지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반대로, 큰 노즐을 이용하면 상용제품 수준인 300PPI도 대응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기술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이 어떤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가?
기본적으로 백라이트 기반 디스플레이 산업에는 대부분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초고해상도를 필요로 하는 디스플레이인 VR, AR, 빔프로젝터 등이 유력하다. CD, DVD 등에서 빛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과 같이 초고밀도 데이터저장매체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다른 산업으로는 암호화 및 복제방지, 카메라 센서, 생명공학 등에 활용 가능하다.

국내 및 해외 연구 동향은?
국내에는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연구는 거의 없다. 세계적으로는 미네소타 대학의 ‘McAlpine’ 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디스플레이 기술의 연구개발은 아직까지 2차원 공정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술의 향후 전망은 어떠한가?
이번 연구는 디스플레이 장치에 활용되는 컬러필터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외부 광을 퀀텀닷으로 변환해서 색을 내는 삼성의 QLED TV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하는 분야로 퀀텀닷 LED를 이용한 자체 전계발광 기술이 있다. 우리 팀도 전기를 활용한 자체발광연구를 현재 진행 중이다.

‘ACS Nano’ 논문 게재의 의의는?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cienty)에서 발간하는 ACS Nano는 재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다. JCR Impact Factor는 1만 4588로 전체 SCI 학술지 중 상위 1.625%에 해당한다.

향후 계획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을 희망하고 있다. 초고해상 디스플레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관심이 있는 수요업체를 발굴해 3D프린팅을 활용한 디스플레이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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