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세대 및 환자 맞춤형 Non-GM 콩 세계 최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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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세대 및 환자 맞춤형 Non-GM 콩 세계 최초로 나왔다
  • 이도균 기자
  • 승인 2022.12.19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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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국립대 농학과 정종일 교수, 23년간 한 우물 연구 끝에 성공
- 비린 맛·소화불량·알레르기를 유발하는 5가지 성분이 없는 ‘백세콩’
- 생콩에서 단맛과 고소한 맛이 있어 마치 볶은 콩과 같은 맛
- “내년에 농업회사법인 ㈜씨드웰과 전국에 30만여 평 재배를 시작으로 상품화”

[경남에나뉴스 | 이도균 기자] 경상국립대학교(GNU·총장 권순기) 농업생명과학대학 농학과 정종일 교수가 비린 맛과 알레르기 및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5가지 성분을 제거한 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경상국립대 농학과 정종일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백세콩’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농학과 정종일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백세콩’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히 이 콩은 유전자 조작방법이 아니라 교잡육종법으로 육성한 Non-GM 품종이어서 국민건강에도 매우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경상국립대 정종일 교수는 이 콩의 이름을 ‘백세콩’으로 붙였다.

건강 기능성과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식품인 콩을 많이 섭취해 100세 장수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포부가 담겼다. 백세콩 육종에 성공한 정종일 교수는 이를 곧 상용화할 계획이다.

정종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콩은 양질의 콩 섭취가 필요한 일반인뿐만 아니라 소화력과 면역력이 약한 환자와 고령화 세대 맞춤형 영양식으로 개발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특히 곡류가 이삭이나 줄기로부터 떨어지는 탈립성, 종자 크기, 수량성 등 농업적 형질이 양호하다. 또한 생콩에서 단맛과 고소한 맛이 있어 마치 볶은 콩과 같은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종일 교수는 백세콩에 대해 2021년 4월 14일 국립종자원에 신품종보호출원을 완료했으며, 국제적 SCIE 학술지인 ‘프론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Frontiers in Plant Science)’(IF:5.70) 2022년 6월 7일자에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백세콩은 성숙 종실에서 비린내를 내는 ‘리폭시게나제’, 인슐린 저항성·비만·자가면역질환·과민성대장증후군·만성염증·메스꺼움·구토·설사를 유발해 식물의 독소단백질로 알려진 ‘렉틴’, 알레르기와 소화억제에 영향을 미치는 ‘쿠니츠 트립신 억제제’, 알레르기 및 품질 가공적성을 떨어뜨리는 ‘7S 알파-서브유닛’ 등 4가지 단백질이 모두 없는 게 특징이다.

이뿐만 아니라 콩 제품을 섭취했을 때 장내에서 가스를 유발하고 소화불량을 일으켜 속을 더부룩하게 만드는 난소화성 당 성분인 ‘스타키오스’ 함량이 일반 콩보다 80% 정도 낮다. 따라서 일반인뿐만 아니라 면역력과 소화력이 약해진 환자와 실버세대 맞춤형 콩 제품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정종일 교수는 “23년간의 노력 끝에 유전자조작 방법이 아니라 교잡육종법으로 국내외 유일의 Non-GM ‘백세콩’ 품종 육성에 성공했다”라며 “유전자조작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백세콩으로 기존 콩 제품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두유·두부·콩고기·콩소시지·된장·간장 등의 제품을 개발해서 콩 재배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게 됐다”라며 “무엇보다 면역력과 소화력이 약한 환자와 노인을 위한 첨가제 없는 전두유와 콩죽 등 다양한 국산 콩 제품 생산으로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경상국립대 농학과 정종일 교수가 교잡육종으로 개발한 ‘백세콩’
경상국립대 농학과 정종일 교수가 교잡육종으로 개발한 ‘백세콩’

정종일 교수는 “농가소득 증대와 국민건강 증진은 국립대 교수로서 국민에 대한 봉사의 실천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종일 교수는 백세콩을 2023년에 농업회사법인 ㈜씨드웰과 함께 전국적으로 30만 평 이상의 면적에 재배해 상품화할 계획이다.

용어 설명

▷ 리폭시게나제(Lipoxygenase) 단백질
콩을 날것으로 먹으면 비린내가 난다. 이는 콩에 들어 있는 ‘리폭시게나제’라는 효소 때문이다. 리폭시게나제는 콩 비린내의 주범이다. 분자량은 97KDa(킬로달톤)으로 콩의 불포화지방산을 분해해 콩 비린내의 원인이 되는 알코올, 알데히드, 케톤 화합물을 생성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폭시게나제는 열을 받으면 없어지기 때문에 콩은 삶거나 볶아서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몸에 유익한 단백질이나 영양분이 손실되는 단점이 있다.

▷ 렉틴(Lectin) 단백질
당에 특이하게 결합하는 단백질이다. 분자량은 120KDa으로 적혈구 응집, 림프구 세포의 분열 유도, 악성 세포의 응집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특히 렉틴은 섭취 시 소화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소화되지 않은 렉틴은 장내의 상피세포와 결합하여 구조와 기능을 손상시키고 장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양분의 소화와 흡수를 방해한다. 세포기능변화, 장누수증후군, 만성염증, 구토, 설사, 메스꺼움, 과민성대장증후군, 위장질환, 피부질환, 자가면역질환, 비만유도, 역류성식도염 등의 증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쿠니츠 트립신 억제제(Kunitz Trypsin Inhibitor(KTI)) 단백질
인체에는 단백질 흡수 시 단백질을 분해하는 트립신이라는 효소가 있는데 만약 이 효소가 없거나 효소의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이 존재할 경우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없게 된다. 열로 가공하지 않은 콩에는 트립신의 작용을 억제하는 트립신 억제제가 존재하는데 이들 가운데 KTI 단백질이 대부분의 억제작용을 한다. KTI 단백질의 분자량은 21.5KDa이다. 18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으며 알레르기 및 소화억제 작용을 일으켜 소화기능을 떨어뜨리고 췌장비대 현상을 일으킨다. 100분간 가열할 때 60도에서는 41.4%, 80도에서는 21.9%의 KTI 단백질이 남아 있으며 100도에서 50분간 가열 후에는 7.1%가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7S 알파-서브유닛(7S α'-subunit) 단백질
‘7S 알파-서브유닛 단백질’은 분자량이 72kDa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영양 및 가공 면에서 품질을 떨어뜨린다.

▷ 스타키오스(Stachyose)
‘스타키오스’ 성분은 대표적인 난소화성 올리고당 성분이다. 사람의 장내에서 분해·흡수되지 않으며 가스와 장내 불편을 유발하고 소화기능을 떨어뜨린다.

▷ 교잡육종
교배(교잡)가 가능한 식물의 종 내에서 특징이 서로 다른 모본을 선발하여, 유전법칙에 근거해 여러 유용한 특징들을 가진 자손을 선발 고정시켜 우수한 품종을 육종하는 기술이다. 교잡육종으로 개발한 품종은 유전자 조작이 아니기 때문에 인체 유해성 논란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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