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업 힐링 체험(와인족욕)으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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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농업 힐링 체험(와인족욕)으로 답을 찾다
  • 이도균 기자
  • 승인 2022.04.30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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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포로 빠지다. 와인에 빠지다”
- “와인족욕과 함께하는 색다른 힐링체험”

[경남에나뉴스 | 이도균 기자] 조현국 오름주가 대표가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어머니를 위해 관절염에 좋다는 기능성 술을 담그기 위해서였다.

와인족욕장
와인족욕장

20대 후반 청년이 와인을 만들어보겠다며 대학원에서 발효공학을 전공하고 2007년 개인사업자로 오름주가를 설립했다가 이듬해인 2008년, 지금의 영농조합법인 오름주가를 설립했다. 농가에는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비상품과가 많았으니 원료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책에서 배운대로 참다래를 발효하고 여과해 숙성한 뒤 와인을 완성했다.

조대표가 와인을 담글 때 사용하는 키위는 토종다래를 뉴질랜드에서 품종 개량한 것으로 다래가 그 조상이다.

그래서 다래와인이라고 제품명을 지었지만 사람들이 다래라고 하면 헷갈려 했다. 키위인지, 참다래인지, 토종다래인지.... 한참을 설명해도 뒤돌아서면 또 헷갈려 하셨다.

그래서 조대표는 소비자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지역의 명칭을 살린 7004(칠천포)로 와인 이름을 바꿨다. 옛 삼천포와 사천이 통합된 도시가 지금의 사천인데, 삼천포의‘3004’와 사천의‘4000’을 더해 ‘7004’라는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다. 통상으로는 키위와인으로 부른다. 모두가 키위를 알고 있고 헷갈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대표의 ‘7004’와인은 한려수도 해상의 중심도시인 사천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키위를 발효, 저온숙성해 만든 와인으로 포도주에 비해 떫은 맛이 없고 국내산 다래의 풍부한 유기산과 깊은 맛이 살아있다.

포도주는 한여름에 수확한 포도를 한여름에 발효 시킨다. 하지만 키위(참다래)는 11월 중순, 첫서리가 오기 전 수확을 해서 과일이 후숙이 되는 시기를 기다려야 발효를 할 수 있다. 최소 1월에서 2월경에 발효를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저온에서 발효를 시작하고 부족한 당을 보당하는 시점을 조절해서 발효의 속도를 최대한 늦춰 저온에서 발효가 진행될 수 있는 공정으로 키위와인은 만들어 진다.

따라서 숙취의 주범인 메탄올과 알데히드, 떫은 맛을 내는 타닌을 줄여서 고품질의 순수한 주질을 자랑하고, 상큼한 키위향이 느껴지며 키위 고유의 신맛과 단맛의 조화로 와인 입문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리지만 특히 해산물이나 담백한 고기요리와 잘 어울리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되고 있는 키위와인이다.

키위와인은 2009년 한국전통주 품평회 과실주 부문에서 금상(1등)을 수상하며, 좋은 출발을 했다. 와인을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정말 잘 만들었다는 호평이 많았다. 하지만 달지 않은 와인은 대중적이지는 못했다. 키위의 강한 산도는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을 선사하진 못하면서 오름주가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위기가 왔다. 그래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그 시대의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해하는 술이 좋은 술이다. 사람들이 마셔주지 않는 술을 만들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람들이 좋은 음식을 먹을 때 생각나는 술이 내가 만든 다래와인이면 좋겠다.” 조대표의 이러한 바람은 곧 조대표를 다시 도약하도록 만들었다.

조대표는 조금 더 대중적으로 달콤한 맛을 지닌 와인‘7004s’를 만들게 되었고 이와 함께 2014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과실주 부문에서 대상(1등)을 받으며 다시 한 번 대중적인 맛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술을 만들게 됐다. 이듬해 2015년에는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3004를 출시해 장려상(4등)을 받아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 그의 마음이 통했는지 와인은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오름주가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양도 급격하게 늘었다. 해매다 상황에 따라 원료 사용량이 달라지지만 몇 년 전에는 참다래 80t를 수매해 와인을 만들기도 했다.

사천의 참다래 생산량이 790t정도이니 그 중 비상품과는 대부분 오름주가가 처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와인 가격도 합리적이여서 국산와인이 비교적 비싸다는 평을 받는데 비해 7004s는 2만 원에 판매되면서 성공의 길을 찾아 가는 듯 하였지만, 2020년 초 또다시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활동이 위축되는 시기가 생각보다 길어졌다. 잠깐 있으면 사스나 메르스처럼 금방 지나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려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훨씬 더 전염성이 강해 방역에 대단한 열정한 가진 대한민국 조차 그 바이러스에서 숨죽일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부터 온라인에 집중했던 업체들은 승승장구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반면, 조대표처럼 준비되지 못했던 많은 업체들에게 코로나19는 크나큰 위기로 다가왔다. 하지만 위기의 막판에는 항상 기회가 같이 올 수 있다. 조대표도 온라인 판매 비중을 많이 늘리게 됐고 지금은 코로나 19 엔데믹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조현국 대표
조현국 대표

갑작스러운 코로나19 발생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며 많은 생각을 하던 찰나 지친 분들께 와인족욕으로 힐링을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조대표는 입으로 마시는 와인에서 발이 마시는 와인으로 '빠지다'라는 족욕체험장을 오픈 할 계획이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심장이 혈액을 몸 곳곳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면, 발은 그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올려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발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신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키위의 비타민C와 비타민E는 항산화제 역할을 해 피부가 거칠어지고 망가지는 것을 예방합니다. 키위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키위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효모가 피부에 좋은 역할을 하므로 와인족욕을 함으로써 건강한 발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는 것이 조대표의 말이다. 제품으로 나가기엔 부족한 와인을 족욕으로 소비시키고 와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도 전해드릴 수 있는 대면 족욕장 그곳에 영농조합법인오름주가 '빠지다'가 있을 것이다.

긴 역사는 아니지만 2008년 빈티지 다래와인은 화이트 와인으로서는 상당히 오래됐지만 우리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귀중한 와인으로 아직도 풍부한 미네랄 느낌이 좋고 코르크에서 용출된 듯한 야릇한 오크향도 기분을 좋게 한다. 키위의 강한 산도도 너무나 조화롭게 변해 있어서 와인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로 들려질 수 있다. 2010년 드라이 키위와인도 있고, 코팅이 없는 코르크 때문에 일반 소믈리에 오프너로는 개봉이 잘 안되는 2010년 정말 맛있는 스위트 와인도 자기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사람들 앞에 다가설 날을 고대하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역사가 되고, 이야기가 되어 사람들과 대면할 그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경남 사천시 미룡길 31-20에 위치한 ‘빠지다’ 족욕체험장은 24명의 체험객이 동시에 체험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족욕 체험과 커피와 음료를 즐길 수 있고, 2층 건물에 루프탑으로 이루어져 산과 바다의 경치를 한눈에 감상이 가능하여 눈 호강을 더 하고 있다. 약 20분으로 진행되는 족욕체험은 38-40도의 온수에 족욕용 키위와인을 붓고 발을 담궈 주면 와인 특유의 색과 향이 더해져 눈과 코도 덩달아 즐거워 지는데, 발의 피로를 풀어줄 뿐만 아니라 심신을 상쾌하게 하며 혈액순환이 좋아지며 스트레스 해소시켜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 해 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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