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전통한지 이상옥 장인, ‘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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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전통한지 이상옥 장인, ‘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 인정’
  • 이도균 기자
  • 승인 2021.03.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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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나뉴스 | 이도균 기자]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서 전통방식으로 한지를 만들고 있는 이상옥(75) 장인이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 인정됐다.

이상옥 한지 장인
이상옥 한지 장인

경상남도는 지난 22일, 경남도 무형문화재 분과위원회에서 전통한지를 제작하는 ‘한지장’으로 함양군 이상옥씨와 의령군 신현세씨를 보유자로 인정했다.

경남도 무형문화재 분과위원회는 한지장 보유자 인정 이유로 이상옥 장인은 전통한지 제조기술 뿐 아니라 원료인 닥나무, 황촉규 재배기술까지 보유하고 있어 향후 전승가치가 매우 높고, 이를 자녀들에게 전통방식으로 보존·전승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상옥 장인은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에서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전통한지 제조기술인 흘림뜨기(외발지, 음양지)로 전통한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1만 평의 재배지에 약 7만 그루의 닥나무를 직접 재배하고 있다.

지리산 북쪽에 위치한 함양군 마천면 일대는 지리산의 맑고 깨끗한 계곡물과 실개천이 흐르고 있어 신라시대부터 엄천강(임천)을 중심으로 군자사, 고담사, 실상사, 백장암, 백련사, 안국사, 금대암, 등구사, 벽송사, 서암, 영원사, 도솔암, 상무주암, 마적사, 엄천사, 법화사 등의 수많은 사찰들이 세워졌고 각 사찰의 승려들은 불교 관련 경전을 만들어야 했기에 인쇄술과 제지술이 매우 발전해 왔다.

또한 함양군 마천면 일대 산촌 마을들은 사찰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하촌들로, 주로 사찰의 종이부역을 위해 세워진 마을들이다. 사하촌으로 형성된 이곳 산촌 마을 사람들은 일찍이 종이부역을 하면서 사찰에 의지해 먹고 살아 왔으며, 이는 이중환의 '택리지'에, ‘지리산 북쪽 지역인 마천을 두고 한 말 속의 촌거(村居)는 승사(僧寺)와 섞이어 살았다’는 말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과 고려시대의 특수 행정구역 소(所) 연구 논문 등의 기록에 의하면 고려시대부터 함양군 마천면 일대는 많은 양의 종이가 생산됐고 마천소(馬川所)와 의탄소(義呑所)을 설치해 지방 관청에서 관리했다.( 소(所)란 고려시대의 특수 행정 집단으로 지방 특산물을 지방에 공납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정구역)

이상옥 장인의 증조부 고 이규태 선생이 1882년(고종19년)부터 관청 별감(세무책임자)에 임명돼 지리산 일대 사찰의 종이부역으로 생산된 사찰종이와 관청 지소에서 만든 종이를 관리했고, 이를 시작으로 약 140년 동안 전통한지를 보존·전승하며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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