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 ‘세포(가는개) 쟁이마을 어울림 한마당’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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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 ‘세포(가는개) 쟁이마을 어울림 한마당’ 성황
  • 이도균 기자
  • 승인 2020.11.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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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 진상 폐단 없앤 ‘정씨부인’에 ‘윤선지할머니’ 선발
- 70~90대 마을할머니들의 민요, 3대가 함께한 우크렐라
- 가는개 메구패에, 난타, 색소폰 연주, 추억의 도시락까지

[경남에나뉴스 | 이도균 기자] 경남 통영시 산양읍 세포마을(이장 신성안)은 ‘2020 가는개 쟁이마을 어울림 한마당’을 7일 열었다.

이번 어울림 한마당은 영세불망비에 얽힌 애민정신을 배우고 오늘날에 맞게 되살리는 한편 수 많은 쟁이들의 삶을 기념하고 체험해 봄으로써 마을의 화합과 번영, 농어촌지역 주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지난 2017년 40여년 만에 되살려 가는개 메구패의 신명나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 전시, 요리체험(마들렌 만들어 먹기), ‘동그란 소세지’가 든 추억의 도시락을 만들면서 즐거움과 화합의 장이 됐다.

어촌 주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한 전복 진상의 폐단을 7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양까지 올라가서 격쟁을 통해 바로 잡은 ‘월성정씨 영세불망비’의 기록을 되살려 경로당 식사 준비, 마을회관 청소, 노인자원봉사 활동 등에 헌신한 윤선지 할머니를 제1회 정씨부인으로 선발했다.

세포고개에 위치한 곤리도씨푸드에서 ‘전복’ 한 상자를 부상으로 선물해서, 조선시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스토리텔링도 돼 그 의미를 더했다.

윤선지 할머니는 “다른 사람들도 많은 데 내가 받게 되어서 한편으로 기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앞으로 마을과 마을 주민들을 위해 더 봉사활동을 많이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어울림 한마당은 종전 마을잔치와는 달리, 동네 주민들이 최대 15명 미만으로 참여하는 동아리 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또 객석의 간격도 1m 이상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70대 할머니부터 엄마, 그리고 손주들까지 3대가 함께 어우러진 기타와 우크렐레 연주도 선보였다. 짧은 연습시간이라 조금 서툴기는 해도 ‘동구 밖 과수원 길’,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나훈아의 ‘테스형~’을 연주했다.

꼬까옷을 이쁘게 차려입은 70~90대 할머니들은 민요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오소~~’ 밀양아리랑,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군밤타령 등을 10대 소녀 마냥 수줍게 불렀다.

하얀 카라 교복과 선도부 완장을 찬 여고생과 교련복을 입은 난타 동아리는 ‘337장단’을 시작으로, ‘추억 속으로’, ‘강원도 아리랑’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북을 두드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그동안 쌓은 기량을 마음껏 뽐내었다.

마을 남성들로 구성된 ‘섹소폰’ 동아리는 개인별 옴니버스 발표와 마을 주민들의 노래자랑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의 ‘2020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공연도 열렸다. 정영만 남해안별신굿 보유자(산양읍 풍화리 출신)의 구음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통영 진춤, ‘마을의 화합과 안녕을 축원하는’ 재수굿을 펼쳐,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류성한 산양읍장은 “세포마을은 긴 바닷가와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물 좋고, 인심 좋은 마을로 알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여러 동아리 발표를 한다는 것은 노령화된 농어촌마을에서 더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성안 세포마을 이장은 “올해는 정씨부인을 선발해서 더욱 뜻이 깊다. 이웃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이를 찾아 선행을 알리고 장려하고 싶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다함께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산양읍 세포(가는개)마을의 ‘2020 가는개 쟁이마을 어울림 한마당’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축제지원사업으로 선정돼 국비와 경상남도와 통영시의 지원을 받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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